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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울산] "압수 고래고기 반환, 이렇게 해야죠"

기자명 : 강신욱 입력시간 : 2018-10-12 (금) 14:01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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11일 오전 9시 50분 울산 동구 방어진수협위판장. 때 이른 겨울 점퍼에 마스크, 목장갑을 낀 울산경찰청 광역수사대 형사들이 우르르 차에서 내렸다. 창고에 보관 중인 고래고기 압수품 중 일부를 불법포획 고래고기 유통 혐의로 조사를 받는 피의자 A 씨 형제에게 돌려주기 위해서다.
앞서 경찰은 지난해 7월 울산 남구 장생포에 위치한 A 씨 형제의 식당 창고 등에서 고래고기 약 11t(447개 상자)을 압수했다. 2016년 5월 검찰이 피의자들에게 돌려준 불법포획 고래고기 압수품 21t 중 남은 고래고기와 추가로 불법포획이 의심되는 고래고기를 가져간 것이다. 이후 피의자들이 고래유통증명서 6장을 제출하고 고래연구소 DNA 감정 결과 '39개 상자(약 1t)가 혼획된 밍크고래로 추정된다'는 결론이 나와 이번에 돌려주게 된 것. 나머지 10t의 고래고기는 불법포획물로 추정됐다.
이날 경찰이 고래고기를 돌려주는 과정은 2016년 5월 이뤄진 검찰의 환부 절차와 확연히 달랐다. 수협 직원들은 경찰로부터 건네받은 울산지검의 '압수물 환부 지휘서'를 꼼꼼히 살펴본 뒤 2층 냉동창고 문을 개방했다. 2년 전처럼 피의자들이 경찰 입회도 없이 직접 검찰 서류를 들고 오는 바람에 수협 직원들이 검찰에 확인 전화까지 거는 소동 같은 건 없었다.
형사들이 영하 26도의 냉동창고에 들어서자 서늘한 냉기와 함께 냉매에서 뿜어져 나오는 암모니아 냄새가 코를 찔렀다. 창고 안에는 '○○2016-0108' 같은 번호표를 단 고래고기 상자가 가득했다. 형사들은 압수품 번호를 일일이 확인하며 상자 더미에서 돌려줘야 할 고래고기만 끌어내렸다. 워낙 추운 탓에 여기저기서 콧물 훔치는 소리가 들렸다. 형사들은 2~3명씩 짝지어 잠깐씩 몸을 녹이느라 창고 밖을 오가길 수차례 반복했다. "상자 1개만 더 찾으면 되는데…." "그쪽에 없어?" 형사들은 냉동창고에서 압수물을 골라내느라 2시간 가까이 몸을 떨었다. 경찰은 이 같은 과정을 하나하나 사진으로 남겼다. 2016년 피의자들이 합법·불법을 가리지 않고 21t의 고래고기를 입맛대로 가져간 것과 대조되는 모습이었다. 이날 고래고기 환부 절차는 A 씨 형제가 '압수물 환부 영수서'에 서명하면서 마무리됐다.
A 씨 형제는 애초 돌려받은 고래고기를 트럭에 실어 가져갈 계획이었지만 언론에 노출되는 게 부담스러운 듯 수협 창고에 보관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. <저작권자 © 특수경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>
 


 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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